진짜뉴스 독자투고 (43): 이번호에서는 그간 조선 8도의 지명 유래와 (41호) 조선 8도 지역민의 근성 (제 42호)에 이어 충청인의 성향에 대하여 교민들과 함께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충청도 사람의 성향 (본성, 기질)을 기록한 역사서에 의하면 조선 건국시 정도전이 이성계의 전국 8도 사람을 평해 보라는 하명을 받고 “충청도 사람은 청풍 명월” (맑은 바람이 불고 달이 너무 밝은것과 같다는 뜻)이라 평하였다.

그리고 조선 중기 실학자 이중환은 그의 저서 택리지에 “충청도 백성은 오로지 세도와 이재만 쫓는다”고 썼으며 임진왜란때의 나학천 비결에는 “충청도 사람은 부경 용호” (행동이 경솔하지만 용맹하다는 뜻)라고 했다.

또한 조선 후기 실학자 이규경은 그의 저서 오주 연문 장전 산고에서 “충청도 사람들은 이익과 권세만 노리며 눈치를 잘보고 줄을 잘 선다”고 평하였다.  이와함께 세간에는 충청인은 겉으로는 순해보이나 오기도 있고 성질이 꽁하고 욱하며 맹하긴 하나 의뭉스럽고 내숭스러워 속내를 알수 없다고 한다.

한편 충청인은 여간해서 내색을 잘 안하지만 내면에는 불꽃처럼 폭발하는 기개가 있고 대의를 위해서는 자기 목숨을 던지는 희생정신과 꼿꼿한 절개가 있어 의인 열사가 많이 배출된다고 한다.

이러한 성향이 형성된 연유에 대하여 여러설이 있는데 본래부터 한강 이남은 백제, 고구려, 신라의 쟁패지로서 힘에 의하여 좌지우지 되다보니 수탈과 죽음을 면하기 위해 권력에 순응하고 눈치를 보게 되었고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모호한 성격이 생겼으며 그후 조선조의 당쟁 (사화)과 남존여비 사상, 엄격한 신분제등으로 이런 심성이 굳어졌고 일제시대 (밀고)와 6.25 전쟁 (반동 분자)을 겪으면서 계속 이어져 왔다고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충청인의 본성에 가장 영향을 끼친것은 양반의 체통유지와 천민의 생존전략에 기인한 것이라고 한다.  어찌되었던 충청인의 대명사는 “충청도 양반”과 “말은 느려도 동작은 빨라유”이고 대표적인 조롱 (?)은 “멍청도”와 “아버지 돌 굴러가유”라 하겠다.

충청도는 조선조에 노론의 본거지로 양반이 가장 많이 살았던 고장이다.  이들 양반의 특징은 체통을 중이 여겨 곁불을 쬐지 않으며 극단적인 말을 하지 않으려고 말을 느리게 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군 복무시에나 타관살이 할때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면 “충청도 공주유”라고 대답하면 “양반이시네”하면서 말씨를 들어보니 충청도 사람인줄 알았다고 하였다.

한편 충청도 사람은 마음속으로 이미 정해 놓고는 겉으로는 모르는 척하거나 아무렇지도 않은척 속내를 들어내지 않는다.  이런 성격을 잘 설명되는 이야기를 소개하면 한 아주머니가 물건을 팔고 있는데 손님이 “이거 얼마지요”하고 물으면 아주머니는 “알아서 줘유”라고 한다. 그러면 손님이 “5천원 드리죠”하면 아주머니는 “됐슈”라고 하자 손님은 흥정이 끝난줄 알고 물건을 가져가려 하면 아주머니는 “놨둬유. 그냥 가져가서 소나 멕일꺼유”라고 한다. 그러나 가격이 맞으면 꼭 우수리를 더주는 후한 인심이 있다 한다.

또 한 이야기로는 맞선을 보고온 총각에게 “처녀가 맘에 드냐”고 물으면 총각은 즉답대신 “맘은 좋겠데유”라고 하여 “그럼 결혼할겨”라고 물으면 “됐슈” (안한다는 뜻)라고 대답한다.  타도 사람들은 “됐슈”하면 긍정으로 받아들이나 충청도에서는 “됐슈, 됐네, 괜찮아유, 알았슈, 몰라유, 그려유”등은 긍정과 부정의 뜻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에 세네번 물어봐야 속내를 알수 있다 한다. 그래서 각종 선거때 충청도 표심은 “까봐야 안다”는 소리가 생겼다.

그리고 충청인은 줄임말을 많이 쓰는데 하셨습니까 (했슈), 되었습니다 (됐슈), 내버려 두세요 (놨둬유), 개고기 드십니까 (개혀), 잠깐 실례합니다 (좀 봐유)등이다.  이렇게 애매모호하게 답하고 직접 화법대신 우회적 표현을 하고 줄임말을 많이 쓰는 것은 양반들이 체면상 흔히쓰는 말투에 연유한다.  이로인해 듣는이는 헷갈리고 답답할수 있으나 오래 겪고나면 여유있고 모나지 않아 탓하거나 신경 쓸일이 없어 오히려 편하고 더러는 정감이 있어 좋다고도 한다.

이와같은 성격과 관련해서 군 특수부대 교육 이수자 중 최종 합격율이 높은 곳은 충청도 출신이라 한다.  이는 훈련을 받으면서 평소 말이 없는데다 아무리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고 혼자 삭이며 말은 좀 느리지만 눈치 빠르고 행동도 빠르며 표현을 줄임말로 짧게 하는데다 억양이 크지 않아 단시간 언어교정 훈련이 가능하는 등 총체적으로 신분노출 위험성이 적은 결정적 장점이 있다 한다.

한편 충청인의 성격과 관련해서 춘향가에서는 충청도는 산세가 순수하며 사람들이 인정있고 순하다고 했고 이중환은 그의 저서 택리지에서 충청도는 산천이 평범하고 아름다우며 인심이 좋다고 하였다.

그리고 흔히 충청도 사람을 양반이라고 평한것은 평민을 지배하는 양반을 일컫는 것이 아니라 그 성품이 점잖고 모나지 않으며 서둘지 않고 느긋하고 여유가 있으나 게으르지 않으며 언행이 부드럽고 인정이 많은 그저 “좋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이와같은 심성은 충청도의 높지도 낮지도 않은 산세와 문밖마다 넓지 않지만 평지와 들판이 있는 지세와 크지는 않으나 곳곳에 흐르는 수세의 이미지와 맞는다는 것이다.

끝으로 그동안 살펴본 내용 (제 41호~43호)은 각지역 마다의 지리, 생리, 산수등의 자연 환경과 주변 입지 현상에 따라 다르게 형성된 본성 (근성)을 일부 선조들의 생각과 처지에 따라 평한것이라 하나 오늘날처럼 다양한 인적 교류로 토박이가 없는 인구 구조와 도시화로 인한 촌락의 붕괴와 함께 교통망과 정보망이 발달된 현대 사회 구조하에서는 객관성이나 타당성은 점점 희박해져 간다 하겠다.

dok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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