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1년 4계절 중 첫계절로 입춘(2.4일)부터 입하(5.5일) 전까지를 이르며 “봄은 순수 우리말로 그 어원은 따스함의 상징인 “불이 오다”의 “블옴”에서 봄이 되었다 하기도 하고 “보다”의 준말 이라고도 한다.
봄에는 따스한 햇빛과 포근한 바람으로 땅이 녹아 새싹이 돋아나고 꽃이 피고 잎이 나며 나비가 날고 새들이 노래하며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그야말로 만물이 소생하고 약동하는 때로 희망과 행복을 상징하는 계절이다. 그래서 순수한 우리말 중에 꽃샘, 꽃잠, 새싹, 꽃망울, 아지랑이, 살랑 살랑, 산들 산들등 예쁜 말로 선정된 단어가 가장 많은 시기 일 뿐 아니라 봄을 구가하는 시와 노래와 이야기가 많고 시인 손택수는 “봄은 자꾸와도 새 봄이 잖아요” 하는등 봄을 예찬하는 말이 풍성하다.
이러한 봄에는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 등 6개의 양력 절기(더러는 음력으로 잘못 알고 있음)가 있는데 먼저 입춘(2.4일)은 1년 24절기 중 첫번째 절기로 옛 농가에서는 “입춘점”을 쳤는데 이날에 보리를 뽑아 뿌리가 세개면 풍년, 두개면 평작, 한개면 흉작으로 점을 쳤고 민가에서는 대문이나 벽에다 “입춘대길”이라는 입춘방을 붙였다.
다음 우수(2.19일)는 눈이 녹아 물이 된다는 뜻으로 우수·경칩에는 대동강물이 풀리고 대동강물이 풀리면 사람의 마음도 풀려 싱숭 생숭해진다 한다. 그리고 경칩(3.5일)은 땅속에서 동면하고 있던 동물들이 깨어 나오는 시기로 조상들은 이때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 하여 벽을 바르고 담을 쌓았으며 “개구리 점”도 쳤는데 경칩 때 개구리 소리가 나면 물이 풍부하고 개구리 소리가 나지 않으면 가뭄이 든다고 하였다.
그리고 조선 시대에는 이날이 요즘의 발렌타인 데이나 화이트데이 역할을 했는데 젊은 남녀들이 가을에 주운 은행을 간직하였다 이날 선물하며 함께 나누어 먹고 밤에는 동구 밖에 있는 은행 나무를 도는 사랑 놀이를 하는 “연인의 날”이었는데 이는 은행 나무 암수가 서로 가까이 붙어 있어야 열매를 맺는 데서 유래되었다 한다.
다음 춘분(3.20일)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실제는 낮이 8분 정도 길음)로 옛 조상들은 일년이 시작되는 날로 여겨 “나이 먹는 날”이라 하여 봄나물로 떡을 만들어 아이들에게는 나이 숫자만큼 주고 일꾼들에게는 일년 동안 농사일을 부탁하며 술과 음식과 함께 “머슴떡”을 대접했다 한다.
그리고 청명(4.5일)은 봄이 짙어지고 하늘이 맑아지는 시기로 이때는 부지 깽이도 꽂으면 싹이 난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나무 심는 적기라 하여 “청명 한식 나무 심자, 십리 절반 오리나무, 대낮에도 밤나무, 방귀뀌어 뽕나무, 거짓없는 참나무, 그렇다고 치자 나무, 너하고 나하고 살구 나무 ~”등의 “나무 타령”을 부르며 나무를 심었다.
이때 여자 아이를 낳은 집에서는 시집갈 때 농짝을 만들어줄 나무(오동나무)를 심었는데 이를 “내 나무”라 하여 아가씨는 어서 자라라고 물을 주었고 연정을 품은 동네 총각은 거름을 주었다 한다.
한편 조선 순종 임금은 이날 친히 밭을 갈고 나무를 심는 “친 경제”를 했는데 정부에서는 이를 기념하여 1949. 4. 5일 식목일로 지정하였다. 당시 심은 나무들은 요즘 각종 축제의 테마가 되었을 뿐 아니라 살구나무는 목탁, 단풍 나무와 물푸래 나무는 야구배트, 박달나무는 목검, 감나무는 골프채 재료목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음 곡우(4.20일)는 봄비가 내려 백곡을 기름지게 한다는 뜻으로 농사일이 본격적으로 실시되는 때로 농가에서는 이날 볍씨를 담그는데 부정과 액을 막기 위해 볍씨 항아리에 금줄을 치기도 하였다.
또한 봄에는 봄바람이 불고 꽃이 핀다. 봄바람은 꽃바람, 꽃샘 바람, 남실바람, 산들바람, 실바람, 흔들바람 등 표현도 다 양하다. 특히 봄을 맞아 이성간 들뜨는 마음을 “바람나다”고 하고 이성간 행동을 “바람 핀다”고 하며 “봄바람은 처녀 바람, 가을바람은 총각 바람”이라고 한다. 이는 봄바람이 나무에 미치는 영향을 인간 마음에 빗대여 소녀 바람은 봄바람이 나무 속을 흔들어 생명을 깨우듯 마음 깊은 곳의 바람이지만 총각 바람은 가을 바람같이 나무 곁가지만 스치듯 일시적이고 가벼운 바람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래서 시인 권나현은 “봄바람 난년들”이라는 시를 통해 봄꽃을 노래했다. 한편 바람과 관련된 관용어는 “바람기가 있다, 바람을 넣다,바람이 난다, 바람을 타다, 바람맞다, 바람을 잡다, 바람 부는 대로 산다…”등 많은데 이는 바람은 단순한 기압차이 현상을 떠나 그 함의와 뜻이 다르다.
그리고 우리속담에 “봄에는 며느리를, 가을에는 딸을 들일에 내보낸다” 는 말이 있는데 왜 시어머니는 여자가 바람난다는 봄에 며느리를 밖에 내보냈을까? 아마도 시어머니가 며느리적 봄을 맞아 피곤 (춘곤증)한데 굳은 밭을 파기가 힘들었고, 일교차도 심하고, 낮은 점점 길어가고, 할일은 점점 늘어만 가고 각종 알레르기와 황사등으로 괴로운데다 피부는 까맣게 타고 (자외선) 식욕마저 떨어지는 육체적·심리적으로 겪은 경험 때문일 것이다.
한편 봄에는 꽃이 피는 (풀꽃, 나무꽃) 계절로 선화후엽이라 해서,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우물가 앵두나무, 산에 진달래, 들에 개나리, 담가에 목련, 동네 앞 산수유, 길가 벗꽃, 마당가 살구 꽃, 창가에 매화, 언덕에 복숭아 꽃등 헤아릴 수 없이 많고 풀꽃으로는 할미꽃, 제비꽃, 복수초, 개불알 꽃 등이 있다. 개불알 꽃은 일제 강점기 일본 식물학자 마키노가 개의 음낭을 닮았다 하여 명명한 할 것을 해방 후 우리식물 학자들이 이름이 거시기 한다 하여 “봄 까치 꽃”으로 개명하였다. 또한 김소월의 “진달래꽃”은 교과서에 처음 수록된 시로도 유명하며 박목월의 “4월의 노래” 또한 전국민 애창곡이었고 풀꽃하면 필자의 고향 공주 출신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 유명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봄의 전령사였던 제비, 나비 등은 물론 종달새, 뻐꾸기, 소쩍새, 꾀꼬리 등이 사라진데다 참새, 벌마저 사라져 간다니 아쉽기 그지 없다.
끝으로 금년 봄에는 “아지랑이 없는 고향 들녘” (시인 김창오) 이지만 옛고향에 가서 꾀꼬리 날던 버들 숲이며, 종달새 높이 떠 지저귀던 보리밭 창공이며 꿩알 줍던 동산에 올라 할미꽃도 찾아보고 친구와 풀피리 불며 놀던 자연이 어떻게 소멸되었는지도 알아보면서 그 옛날의 아지랑이를 회상해 보기 바랍니다. “아지랑이”는 단순이 햇빛에 의해 지표면에 발생하는 공기의 굴절(흔들림) 현상뿐 아니라 문학적으로 “봄의 길에서 마주하는 투명한 흔들림, 들판 위로 피어 오르는 듯 하면서도 손에 잡히지 않는 흐릿함, 그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 말로 하지 못한 애틋함,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피어 오르는 아리송함, 그 언저리를 맴도는 느낌” 등으로 표현되면서 그 안에 희망, 설렘, 덧없는 꿈, 사랑, 미련, 환상, 쓸쓸함 등의 봄의 감정을 함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올 봄에는 북적대는 관광지 보다는 강원 정선의 “동강 할미꽃축제”(3.21일)나 울산 태화강 생태 관광 협회에서 주관하는 “세계 참새의 날”(3.20일)의 참새 탐조에도 가보고 세종대왕이 봄이 되면 제일 먼저 열매 맺는 앵두 나무를 좋아 했던 것을 기념하는 여주 영릉의 “가족 앵두 나무 심기 행사” (4.10일)에도 참여 해보며 그 옛날 애송하던 김영랑, 김소월, 박목월 등의 옛 시집이나 나태주, 이해인 수녀의 시집 한권 들고 봄 나들이 해보시기 바랍니다.
필자는 새봄을 맞아 시인 김구부 (논산,김용혁,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등단) 동지의 “사랑하지 말자”는 시를 읊조리며 이 봄에는 Spring 튀어 오르듯 건강을 회복하여 마음껏 봄을 예찬하길 기원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