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21세기 사상검열 & 인민재판이라고 볼수 있는 캔슬컬쳐(Cancel Culture)가 미국 문화와 사회 전반에 걸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미국 사회에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온 장난감과 어린이 책들, 클래식 영화, 유명 문학작품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캔슬컬쳐가 파고 들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사회 전반에 걸쳐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과 사회정의를 강조하며, 인종과 성 차별의 기준에 어긋나는 문화나 그 아이콘을 가차없이 취소하는 현상인데요. 사상검열의 잣대에 반하면 공개적으로 비판을 가하면서 제거를 하는 인민재판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는 미국 수정헌법 제 1조인 ‘종교와 출판, 언론, 집회등 표현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며 전문가들 사이에서 많은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시대를 뛰어넘는 위대한 영국의 극작가 ‘셰익스피어’가 유명한 작품인 ‘멕베스’, ‘오델로’, ‘햄릿’, ‘ 로미오와 줄리엣’등을 통해 인종 차별, 여성 차별, 동성애 차별, 계급주의등을 피력하고 있다고 여러 영어 선생님들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과목으로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며 교과과정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제안했는데요. ” 셰익스피어는 영국 제국의 흑인과 라티노들을 ‘문명화’하는 데 사용되는 도구였다”고 애리조나 주립 대학의 영어 교수 인 셰익스피어 학자 Ayanna Thompson은 주장했습니다. 미시간 고등학교의 영문학과장 Jeffrey Austin은, “교사들이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보편적”이라 가정하는 “백인주의에 도전”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전 워싱턴 주 공립학교 교사인 Claire Bruncke는 “백인, 이성애자인 남성의 이야기를 중심에 두지 않기 위해 셰익스피어를 자신의 교과목에서 제외했다” 말했습니다. 당시의 문화와 배경을 이해하고 고전 문학 작품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현대의 정치적 올바름을 강조하며 셰익스피어를 비판하고 있는 이 상황을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다음은 미국에서 여러세대에 걸쳐 사랑받고 있는 미스터 포테이토 헤드 얘기를 해볼까요.
미스터 포테이토 헤드(Mr. Potato Head) 를 제작한 하스보로 회사는 이제 더이상 Potato Head 앞에 Mr. 를 붙이지 않는 보다 ‘중성적인’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한다고 지난주에 발표했습니다. Mr.와 Mrs. 라는 호칭이 여러가지 성을 단지 남성과 여성으로 보는 차별이며, 성 다양성을 지향하는 현재의 인권 운동과 그 맥락을 같이 하는것으로 볼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장난감까지 정치적 올바름을 강조하는 캔슬컬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성별에 관한 대명사도 ( 그/그녀 He, She)처럼 단순히 두개가 아닌, 현재 다양한 성별을 고려한 여러가지 대명사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대명사들은 아래의 도표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they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들’이라는 뜻이 아니라, ‘여성’ ‘남성’으로 구분되지 않는 성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대명사입니다.)
많은 소셜 미디어에서도 자신의 프로파일을 작성할때 자신만의 대명사를 기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백악관 웹사이트에 접속할때도 아래와 같이 다양한 대명사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유명한 미국의 아동작가 Dr. Seuss ‘닥터 수스’로 불리는 고 시어도어 수스 가이젤의 책 6권이 ‘인종차별 묘사’를 했다는 이유로 출판을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의 독서를 권장하기 위해 정한 ‘National Read Across America Day (전국적으로 책읽는 날)’ 도 이 닥터 수스의 생일을 기해 기념하고 있는데요. 3월 2일 닥터수스의 생일날에 이 출판금지를 선언하며 그 모순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닥터 수스 엔터프라이즈사는 성명을 내고 전문가의 의견을 참조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습니다. 닥터 수스의 책들은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나이, 성, 인종을 망라해 모두에게 사랑받아왔습니다.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와 미셀 오바마 부부도 백악관에 있을당시 아이들을 초대해 닥터 수스 책들을 읽어주며 닥터수스에 대해 극찬을 했었습니다. 이 결정을 놓고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한데요..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이런식으로 하면 앞으로 ‘취소’될 아이템들이 무궁무진 할겁니다. 어디에 선을 그어야 할까요?.. 정치적 올바름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이런 풍조가 과연 바람직 한걸까요? 이는 나아가 창의력,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고 인종, 성 차별을 역으로 더 부추기는 부정적인 사회현상을 조장할수 있음을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