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0일 노스 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주 비상사태 (State of Emergency)”를 선포했습니다. 그 이유는 지난 5월 7일 발생한 사이버 테러 공격으로 미동부와 남부의 무려 45%에 해당하는 원유 수송을 담당하는 “콜로니얼 송유관 (Colonial Pipeline)”이 가동 중단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송유관은 미 동부 최대의 송유관으로 그 길이만 8,859 킬로미터에 달하며, 텍사스에서 버지니아 주, 노스 캐롤라이나 주를 통해서 뉴욕, 뉴저지주 까지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래 지도 참조).
이 송유관을 통해 운송되는 휘발유와 디젤유, 항공유 등은 하루 250만 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여파가 주말 (5월 8~9일)을 넘어서 5월 11일 부터 버지니아주, 노스 캐롤라이나 주, 플로리다 주에서 가솔린 부족으로 문을 닫는 주유소들이 늘어나자, 주유를 하기 위해 몰려드는 자동차들이 고속도로에 길게 줄을 서기도 했습니다. 아메리칸과 유나이티드 항공사들도 급유를 위해 경유지를 늘리는 방향으로 항공 노선을 변경하거나, 추가 연료를 탑재하고 운항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11일 저녁, 버지니아 주와 플로리다 주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책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S&P의 원유 가격 정보 서비스( Oil Price Information Service)에 따르면, 이 여파로 가솔린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주유소가 (5월 11일 기준) 1,000여 곳에 이르고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AP 뉴스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 장관 Jennifer Granholm은 다가오는 주말까지 송유관 운영 서비스를 상당 부분 재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올해 들어 벌써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원유값이 이 콜로니얼 송유관 차단으로 더욱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문제입니다. US 에너지 정보국의 데이타에 따르면 (아래 그래프), 2020년에는 $2 이하였던 가솔린 가격이 5월 10일 기준으로 $3.051까지 올랐다는 것을 살펴 보실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플레이션의 척도인 상품과 서비스 가격 상승이 예년에 비해 상당히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미 노동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아래 도표 참조), 지난해 대비 올해 커피(+8%), 베이컨(+11%), 닭 (+10%), 옥수수(+44%)등의 식료품과, 가솔린/휘발유 (+22%), 전기세 (kwh당 +3%), 면 (+10%) 등의 원자재와 더불어, 냉장고 등의 가전제품 (+15%), 가구 (+3.5%)등 소비자들의 일상 생활에 밀접한 많은 상품들의 가격이 눈에 띄게 오른 것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노동 통계청에 따르면, 3월 기준으로 전년대비 식품값은 3.5%가 올랐고, 에너지 가격은 13%가 올랐다고 아래 그래프를 통해 발표했습니다.
또 한가지 주목할 점은 바로 철강, 목재, 면과 같은 원자재 가격의 상승입니다. 지난 5월 5일 Daily Mail 기사에 따르면, 철강 가격 상승으로 인해, 가전 제품 생산 회사인 Whirlpool의 제품은 벌써 5~12%까지 올랐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Procter & Gamble 회사는 면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기저귀나 생리대등의 필수 용품 가격이 다가오는 9월부터 급상승 할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CNN 방송 기사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로 생산이 줄어든 목재의 품귀현상으로 인해 지난 5월 4일 사상 최대로 시카고 상품거래소(CME)에서 목재 1,000 보드피트(bf)당 1,609달러 선을 돌파했습니다 (아래 그래프 참조). 작년 4월 1일 기준으로 259.80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무려 6~7배 가까이 급등한 것입니다. 이로 인해 CNN은 새집을 짓게 될 경우, 전년에 비해 평균 36,000불 (약 3천 7백여만원)의 비용이 더 들어갈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렇게 천정부지 치솟는 소비자 물가지수를 바탕으로 물가 상승률을 계산한 “인플레이션율” 그래프 (노동 통계청 제공)를 보면, 올해 3월 그 상승률이 무려 2.6%나 됩니다 (아래 그래프 참조). 5월 12일 노동 통계청이 발표한 가장 최근 4월의 “소비자 물가 지수(Consumer Price Index-가정이 소비하기 위해 구입하는 재화와 용역의 평균 가격을 측정한 지수)”는 전년 대비 무려 4.2%가 증가했습니다. 이는 많은 경제학자들이 예상했던 3.6%보다 훨씬 높은 수치로 (다우 존스 통계), 2008년 9월 이래 가장 빠른 속도(fastest pace)로 증가한 지수라고 지적했습니다.
정부의 미국 연방준비 제도(약칭 Fed.)가 이러한 최근 물가 상승을 일시적인 흐름으로 평가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 하는 반면,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 지표는 전혀 반대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5월 10일 뉴욕 연방 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이 발표한 4월 “소비자 기대지수 조사(SCE-뉴욕 연방 준비 은행이 약 1300가구를 패널로 선정하여 조사하는 일종의 소비자 심리 지표)” 결과에 따르면 물가 상승 기대치(중앙값)는 향후 1년간 3.4%로 집계됐습니다 (Source: April 2021 Survey of Consumer Expectations). 이는 2013년 9월 조사 이후 최고치를 보여 주고 있으며, 그만큼 현재 미국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고 볼수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여러 분야에서 생산과 공급이 부진한 상태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출범한 후 지난 100일 동안 무려 총 6조 ($6 trillion)달러에 달하는 지출 계획(1조 9천억 달러 코로나 경기 부양 지원책, 2.3조 달러 인프라 정책, 각종 세금 인상안이 포함된 1.8조 달러의 American Families Plan등) 을 세우고 일부 추진하고 있는데요. 국가 부채가 76년만에 최고 수준인 어려운 시기에, 이러한 정부의 전무 후무한 과도한 지출계획과 세금 인상 계획, 무분별한 화폐발행은 코로나 사태를 넘어 반등하고 있는 미국 경제를 과열할 위험이 있으며,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일부 경제학자들은 경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