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뉴스 독자 투고 (15) :7월의 국민 애송시 “청포도”를 읊조리며 계절의 멋과 향수를 느껴 보시지요.

2021년 7월, 일년의 반을 보내고 다시 반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간 저는 “진짜뉴스”에 투고를 하면서 희망찬 기쁜 내용을 공유하지 못해 아쉬움이 그지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모처럼 모든 시름 잊고 7월하면 떠오르는 국민 애송시 “청포도”를 읊조리며 계절의 멋과 향수를 함께 하고저 합니다.

지금 한국은 장마철을 맞아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는 가운데 논에는 벼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리가 누렇게 익고 키 큰 밀이 바람따라 파도 치던 밭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고 그 자리엔 비닐 하우스가 들어서 사철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감자, 옥수수, 복숭아등은 옛 추억을 되살릴 정도로 아직은 제철에 나와 다행입니다.

그러나 동네 앞 느티나무, 미역 감던 시냇물, 등목하던 우물등은 개발에 밀려 자취마저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매미 소리는 옛과 같고 제철 포도는 이육사의 “청포도”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육사는 퇴계 이황의 14대 손으로 경북 안동의 참판댁이라 불리던 집에서 1904년 4월 4일 6형제 중 둘째로 태어나 대구, 일본, 중국등에서 수학 하였으며, 만주에서 독립운동가의 연락처였던 “일창 한약방”을 경영하던 외숙집에서 기거하면서 1925년 (당시 22세) 의열단에 가입한 후, 정의부, 군정부등 독립운동 단체에서 활동하였습니다.

이육사의 본래 이름은 이원록이나 1927년 4형제와 함께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탄 투척 사건으로 2년 6개월간 첫 옥살이를 하였는데 이때 죄수 번호가 264번이었기 때문에 활동명을 이육사라 했답니다.

(이육사 사진)

출소후 만주로 다시가서 만주 군관학교 1기생으로 졸업하고 그의 40년 삶동안 17번이나 옥살이를 했을만큼 열의 넘치는 독립운동을 하였습니다.

그는 건강상 1933년 귀국하여 시 쓰기에 전념하였는데 첫 작품으로 1935년 문학지 “신조선”에 “황혼”을 발표한데 이어 절정, 광야, 청포도, 꽃등의 시를 통해 일제 치하의 민족적 비운을 소재로 저항의지와 민족정신을 장엄하게 노래하였습니다.

경주 남산 옥룡암에서 요양하다 다시 1943년 만주로 가서 무기 구입을 협의하고 어머니 소상을 치루기 위해 잠시 귀국해 있던중 1943년 6월 서울 동대문에서 일경에 체포되어 만주 베이징 감옥으로 압송되어 1944년 1월 16일 새벽 5시에 이국땅 감옥에서 순국하였습니다.

그의 유일한 혈육인 이옥비 (현 81세)씨는 당시 아버지가 잡혀 가면서 “아버지, 다녀오마”라고 한 말씀을 기억하면서 옥비 (기름질 옥, 아닐비)라는 이름은 아버지께서 자기가 살고 싶은 삶을 내이름으로 지어준 것이라며 그뜻은 욕심없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라 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 안일영여사는 독립운동가 집안 출신으로 15세때 아버지께 시집온후 38세에 혼자되어 흰옷만 입고 삯바느질을 하면서 고고하게 사시다 1984년에 작고 하셨다 합니다.

현재 이옥비 여사는 옛 고택을 관리하며 이육사 문학관 (2004년 개관)과 이육사 기념시비 (안동 낙동강가에 1968년 제막) 건립등 이육사 기념사업을 하고 계십니다.

끝으로 “청포도”시를 감상하기에 앞서 교민들께서는 포도밭에서 그물처럼 촘촘한 포도 넝쿨 사이로 하늘이 알알이 들어오고 주렁주렁 매달린 청포도가 탐스럽고 먹음직스러움을 연상하면서 아스라이 머언 향수에 젖어 보시기 바랍니다.

친구들과 함께 한 움큼의 포도를 입에 넣고 우물거리며 장난치던 고향, 어릴적 뛰놀던 정겨운 산과 들, 까까와 단발머리의 학창 시절을 회상하면서 청포도 작가의 고향 (고국)을 향한 끝없는 향수와 희망과 꿈 (광복)을 헤아려 보시기 바랍니다.

(청포도)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두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 1939년 문학지 “문장” 8월호에 발표

dok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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