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뉴스 독자 투고 (제 40호): 7월이면 이육사 시인의 마을에는 “청포도”가 익어가고 이해인 시인은 “치자꽃 향기”속에 묵상하고 정연석 시인은 어느새 “7월”이 되었다며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딱 맞는다고 할테지요. 이번호에서는 바캉스달을 맞아 피서(더위 피하기)와 관련된 내용을 교민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7월은 로마 황제 줄리어스 시저가 태어난 달이라 해서 July라고 한다. 그리고 7월에는 프랑스의 시민들이 왕조 세력을 무너뜨린 프랑스 대혁명 (1789.7.14)과 미국의 독립 기념일 (1776. 7.4)이 있으며 우리나라는 국호를 “대한민국”이라 정하고 (1948.7.1) 그해 헌법을 제정 공포한 제헌절 (7.17)이 있는 달이기도 하다.

계절적으로는 일년의 반을 보내고 새롭게 하반기를 맞는 첫달로 딸기는 한물이 갔으나 수박, 참외, 복숭아가 한창이고 접시꽃과 해바라기가 뻗어 나가고 매미소리 요란한 산하는 짙푸른 가운데 태양은 작렬하여 방학과 함께 바캉스 계절이기도 하다.

옛부터 우리 조상들은 여름더위를 피하는 피서문화가 다양하게 이어져 왔다. 신라시대 왕들은 경주 인근 태화 강변에서 피서를 즐겼고 고려 왕들은 수도 개경을 떠나 서경에서 피서를 했으며 삼복에는 관리들에게 3일 휴가를 주고 신하들에게는 등급에 따라 정기적으로 얼음을 나누어 주었다 한다.  조선시대 임금들은 경회루 (1413년 건립)등 주로 궁궐내에서 피서를 하였다.  양반들은 배산 임수터에 남향으로 앞마당 (정원)과 뒷마당 (후원)을 만들고 처마는 길게, 앞뒤가 통하는 대청마루가 있는 한옥에서 지내고 더러는 물가에 산장(정자)를 지어 피서하였으나 평민들은 농막에서나 등목등으로 더위를 식혔다.

그리고 더위를 쫓는데는 부채가 사용되었는데 부채의 역사는 신라 유적과 고구려 벽화에 부채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서양보다 일찍 사용하였으며 고려 중엽부터 조선말까지 단오절에 임금이 신하에게 “단오 부채”를 하사하였는데 그 부채는 접선, 합죽선, 단선이었고 제일 큰것은 대나무 마디가 쉰개나 되어 이를 백첩이라 했으며 여기에는 대부분 금강산 일만 이천봉 그림을 그려 넣었다 한다.

또한 냉장고가 없던 옛날에는 얼음을 보관하는 창고가 있었는데 신라시대에는 “빙고전”이라는 관아에서 관리하였고 조선 태조시대에는 한강변에 동빙고와 서빙고를 만들었고 조선시대에는 얼음을 보관하는 장빙 기술이 발달하였는데 현재 남한에는 경주, 안동등 6개 지역 석빙고가 남아있다.

한편 여름철 가장 더운 시기를 초복, 중복, 말복으로 나누어 “삼복 더위”라 했는데 이삼복 더위를 지내는 풍습에 대해서 1894년 홍석모가 쓴 동국 세시기에 삼복에는 남산과 북악의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탁족을 하고 서대문 밖 천연정과 삼천동의 탕춘대, 정릉의 수석에서 시를 읊으며 피서를 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삼복더위 기간에는 영양식으로 개장, 장어, 삼계탕, 추어탕과 육개장등을 먹었으며 더위나 질병을 액땜하기 위해 팥죽을 먹기도 하고 간식으로 밀전병을 먹었다.

한편 충청도에서는 옛부터 정월 보름 아침에 더위파는 풍습과 함께 복날 새벽에 우물물을 길어다 먹으면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하였고 복날에 목욕을 하면 야윈다고 하여 복날에는 아무리 더워도 목욕을 안했으며 더위를 먹었을 때는 익모초 생즙을 장독대에 놓았다가 새벽에 먹기도 하였다. 그리고 “개장국을 먹는냐”는 7글자를 두자로 줄여 “개혀”라고 한다.

그리고 피서용품으로 고려시대 부터 사용해온 “죽부인 (대나무를 쪼개여 통풍이 잘되도록 얼기설기 엮어 만듬)”은 열대야로 잠못 이룰때 껴안고 잤다.  참고로 대나무는 피서용품 (방석, 삿갓, 부채등)이나 가구, 공예용품으로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대나무 수액, 죽순등이 바이오 제품 원료로 사용되는등 각광을 받으면서 관심을 끌고 있는데 우리나라 주산지 담양에서는 지난 2015년 세계 대나무 박람회를 개최했고 UN에서는 미래 보고서를 통해 온난화 기후와 환경 변화에 대응할수 있는 수종으로 뽑았는데 일본 (다케하라 대나무 등불축제), 말레시아 (대나무 심기 10년 계획 추진), 인도(미조람 대나무 축제)등 세계 각국에서 신의 선물이라며 대나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피서용품으로 옷이 살에 닿지 않도록 등나무 넝쿨을 가늘게 다듬어 적삼밑에 입는 “등거리”와 팔에 끼는 “등토시”가 있고 화문석, 돗자리, 밀대 방석, 평상등이 있다.

등거리

그러나 피서하면 역시 바캉스이다. 바캉스는 프랑스어로 극성스런 파리 사람들이 여름 휴가를 휴양지나 해수욕장에서 즐기고 오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며 해수욕은 유럽에서는 18세기에 대중화 되었으나 우리나라에 해수욕장이 생긴것은 1913년 일본인에 의해서 개설된 부산 송도 해수욕장과 인천 월미도 해수욕장, 원산 송도원 해수욕장이다.

한편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도 피서용 별장을 이용하였는데 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진해 해군 기지내 별장을 이용했고 박정희 대통령은 거제도 인근 저도의 별장을 사용하였다. 그리고 전두환 대통령은 1983년 충북 문의면 대청호 주변에 별장을 신축하고 영춘재라 하였으나 1986년 청남대 (남쪽 청와대)로 개칭하였으며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이 이용해 오다 2003년 4월 18일 노무현 대통령이 충북도에 이관하여 현재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있다.

또한 대전 유성 계룡 스파텔 (17,000여평, 옛군인 호텔) 경내에 있는 비룡제는 1984년 신축한 대통령 별장으로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대통령이 이용했으나 2020년 일반에게 개방하였다.

제가 처음 바다에 가본것은 60여년전 대학 1학년 여름 방학때이다. 친구와 무전 여행중 군산항에서 어선을 타고 고군산도에 갔었으나 아쉽게도 풍랑 예보로 해수욕을 못하고 돌아와 서천 비인 해수욕장 인근 어촌 원두막에서 지내면서 동네 어린이들의 방학 숙제를 해주었는데 그때 아이들이 가져다준 감자등 간식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으며 해수욕은 못했으나 그때 본 아름다운 해넘이 석양은 신비 그 자체였다.

그후 직장 생활중인 1974년 동료와 함께 만리포와 몽산포 해수욕장에서 첫 바캉스를 보냈는데 이곳 인근에는 방포, 연포, 천리포등 해수욕장이 있어 취향에 따라 즐길수 있다.

( 무전 여행과 첫 해수욕 추억 사진들)

한편 저는 이때쯤이면 시골에서 어릴적 등목해 주시던 할머니의 손길이며 동네 앞 개울과 둠벙에서 개헤엄 치며 놀던 친구들이며 방학때 외갓집에 가서 외할아버지와 함께 원두막에서 지내며 낚시질 하던 추억이며 학창시절 공주 갑사 계곡에 있던 박충식 (1950년대 국회의원) 별장 밑에서 놀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60년대초 유행했던 “똑딱선 기적소리 젊은 꿈을 싣고서~”로 시작되는 “만리포 사랑”을 읊조리면서 옛추억을 회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dok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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