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개혁 시리즈 -(3) 뉴노멀 (새로운 정상 New Normal) 대입제도: 2021년 입시 전형의 커다란 변화

코로나 바이러스와 학교 락다운 사태를 겪은 2021년 고등학교 졸업생들은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 가며 힘든 입시를 경험했습니다. 올해 대학 입시 전형과 합격생들 관련 기사들을 모아서, 예년과 비교해 크게 변화한 입시 전형 경향을 분석해 드리고자 합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뉴노멀 (새로운 정상 New Normal)”이 예전의 일상을 대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 입시제도 역시 이에 발맞추어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첫번째로, 올해 입시에서 가장 두드러진 큰 변화는 바로 코로나 사태를 이유로 대입 표준 고사인 “SAT” 시험 성적 제출 의무가(requirement) 선택(choice)으로 바뀐 점입니다. 이 결정은 특히 미국의 소위 “엘리트 대학”들의 입학 전형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전문가들이 분석했는데요. 지난 4월 21일자 뉴욕 타임스 기사인 “1 년간의 혼란끝에 엘리트 대학들은 더 ‘다양한’ 신입생들을 환영합니다.(After a Year of Turmoil, Elite Universities Welcome More Diverse Freshman Classes)”라는 기사에 따르면, 올해 대입 전형은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계기로 시작된 “흑인의 목숨은 소중하다 (Black Lives Matter)” 등의 사회 운동 SAT등 대입 표준 시험 의무 완화 제도가 더욱 ‘다양한’ 학생 (흑인,히스패닉, 저소득층 학생들, 1세대 대학생*등)들이 엘리트 대학에 지원하고 합격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분석했습니다. (*’1세대 대학생’ 뜻(first-generation college student)-부모를 포함한 모든 가족 중 최초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을 일컫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작년의 77%에 비해 올해는 전체 입시생의 46%만 대입 표준 고사 SAT 시험 점수를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1세대 대학생이나, 저소득층, 그리고 흑인이나 히스패닉, 원주민 학생들은 그 시험 성적 제출 비율이 더 낮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올해는 650여개의 대학들이 SAT 시험 성적 제출 의무를 완화했고, 내년에도 이 제도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요.

그 결과, 올해는 소수인종이나 경제적으로 소외된 그룹 학생들의 “엘리트 대학”에 대한 지원율이 급증했고, 합격율 역시 예년에 비해 증가하였습니다. 뉴욕 타임스의 분석에 따르면, UCLA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의 입시생 전체 지원율은 28% 증가한데 반해, 흑인 학생 지원율은 48%, 히스패닉 학생들의 지원율을 33%나 증가했습니다. 합격율 역시 NYU (New York University)의 경우 , 흑인이나 히스패닉 학생들의 합격율이 지난해 보다 2% 증가한 29%에 이르렀고, 1세대 대학생들 역시 예년에 비해 5% 증가한 20%에 달했습니다. 하버드(Harvard) 역시, 흑인 학생들은 작년 합격율보다 4% 증가한 18 %의 합격율을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SAT 시험의 의무 완화가 특정 소수 그룹과 인종의 “엘리트 대학” 지원과 합격에 큰 기여를 하는것을 지켜본 “공평(Equity)”추진 사회 운동가들은 이러한 입시 제도 변화에 환호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어떻게 반 인종차별주의자가 될 수 있는가 (How to be an Antiracist)”의 저자인 Ibram X Kendi는 “SAT와 같은 표준 시험은 가장 효과적인 ‘인종차별’ 무기로써, 흑인과 히스패닉의 지적능력을 깎아내리는 역할을 하며, 그들의 명문 학교 진학 기회를 저해하는 것을 합법화 하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해 왔습니다. 현재 사회 전반적으로 소수 인종을 위한 “다양성(diversity)”과 “공평성(equity)”을 추구하는 정책과 분위기를 분석해 볼때, 앞으로 SAT의 생존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소외 받았던 소수 인종들의 입지가 엘리트 대학에서 커지며, 캠퍼스 학생 분포의 다양성을 늘리는 것은 사회 운동가들이 주장하는 “사회 정의” 측면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SAT 시험의 고득점으로 대입 전형에서 남달리 경쟁력이 있었던 다른 소수 인종들이 겪게 될 불이익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다는 점인데, 그 희생양이 바로 “아시안” 학생들입니다. 진짜뉴스에서 전에 소개해 드린바(기사 참조: “대입 개혁 시리즈 (1)- 현(現) 인종차별적 대입제도 개혁 운동의 최대 희생양은.. “아시안” 학생들!!: SAT 폐지“) 와 같이 아시안(5.9%)들은 흑인 (13.4%)이나 히스패닉(18.5%)에 비해 인구면에서 절대적으로 소수 인종입니다. 하지만 교육 방면에서는 소수 아시안 학생들이 여러 표준화 시험에서 고득점을 차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다수인 백인 학생들과 묶어 소위 “혜택”받는 계급으로 치부되면서, 새로운 “공평”을 추구하는 현 입시 정책에서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진짜뉴스 기사 참조: “(2) 미국의 수학 교육이 위험하다: 버지니아 주 공립학교 11학년 이하 모든 “고급 수학(Advanced Math) 코스” 취소 결정.. 이유는? “공평 (Equity)”한 수학 교육 추구“)

그러면, 두번째로 올해 대입 전형에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무엇 이었을까요? 바로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시작된 “흑인의 목숨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와 같은 “인종 차별” 사회 정의 운동이었습니다. 올해 대입 전형과 합격 경향을 분석한 InGenius Prep 의 지난 4월 8일 기사에 따르면, “흑인의 목숨은 소중하다(BLM)” 운동이 학생들의 입학 에세이에 많이 영향을 주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대학 입시 사정관들은 지원 학생들의 인종차별 경험과 BLM 사회 정의에 대한 헌신, “공평 (equitable)”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한 활동에 대해 얘기하는 많은 에세이를 접했다고 밝혔습니다. 뉴욕 타임스 역시 지난 4월 21일자 기사에서, SAT성적 부재로 인해, 올해는 학교 성적뿐 아니라 고등학교에서 수강한 특수 과목들, 또한 개인 에세이와 선생님들의 추천서를 철저히 분석해 합격생을 뽑았다고 대입 입학 처장들의 말을 인용했습니다. 그리하여 NYU 같은 경우 지원서나 에세이, 추천서등 지원 서류를 읽고 분석하는 입시 담당 직원을 2배로 늘려 50명이나 새로 증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SAT 시험 제출 의무 완화BLM같은 사회운동의 큰 변화를 등에 업고, 올해 자신이 원하는 엘리트 대학에 합격한 두명의 학생이 뉴욕 타임즈 기사에 소개되었습니다. 뉴욕시 공립 고등학교에 다니는 히스패닉 학생인 Jianna Curbelo는 맥도널드에서 일하며 Bronx에서 어머니와 살고 있습니다. 주위에서 명문 코넬(Cornell) 대학에 지원하라고 권유했을때, Jianna는 말도 안된다며 웃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존심 한번 높여 보자는 의도로 지원했다고 합니다. 그 후 전혀 예상치 못한 합격 소식을 접하고 놀랐다는데요. Jianna는 자신의 합격 이유를 SAT 점수 장벽이 사라지고,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촉발 된 시위가 입학 사정관들의 관심을 끌면서 인종 정의와 다양성의 가치에 대한 에세이를 작성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Jianna는 시대의 변화를 요구하는 인종차별 시위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덧붙혔습니다.

은퇴한 경찰관의 아들인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 흑인 학생 Jaylen Cocklin은 중학교 때부터 하버드에 가겠다고 결심했다고 합니다. “안된다고 하는 모든 사람들이 틀리다는 걸 증명해 보고 싶었고, 현재 흑인 남성들이 겪고 있는 일반적인 편견을 깨트리고 싶었다”는 이유를 들었는데요. 그러다 작년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촉발된 “사회적 항의”때문에 하버드가 자신과 같은 젊은 흑인 청년에 대해 의무감을 느낄것이라 생각했고, 그 직감이 적중했습니다. 그는 에세이에서 흑인들이 감당해야 하는 사회의 고정적 편견에 대해 토로하며 “내가 되기 위한 투쟁”에 대해 썼다고 합니다. 그 결과 현재 하버드, 예일, 콜롬비아, 프린스턴, 유펜, 데이비슨, 조지타운등 많은 유명 엘리트 대학에서 합격 통지를 받고, 어디를 선택해야 하는지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내년에도 확실히 SAT는 의무가 아닌 선택 옵션이 될 것입니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사회정의, 공평한 교육, 인종차별등이 내년에도 여전히 중요한 에세이 주제로 남아있을것으로 예측됩니다. 대학 입학 경향을 분석해 보면 미래의 사회 조직 구성에 대한 설계도가 보인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자녀들을 교육시키고 있는 많은 부모님들은 이런 변화를 어떻게 보십니까?

jinj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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