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2일 진짜뉴스에서 다룬 기사 “미동부 최대의 송유관, 사이버 공격으로 가동 중단: 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를 모두들 기억하실겁니다. 미 동부 최대의 송유관이 러시안 해커로 추정되는 그룹에 의해 셧다운 되면서, 플로리다 주와 노스 캐롤라이나 주등에서는 주유를 하기위해 차들이 길게 줄을 서는 광경이 벌어지고, 가뜩이나 치솟는 물가와 인플레이션으로 위축된 경제에 자동차 가솔린 부족이 더해지면서 미국민들을 불안에 몰아넣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주목할 점은 해커들이 원하는 대로 약 “5밀리언 달러(한화로 약 50억)”의 소위 “몸값(ransom)”을 가상화폐를 통해 지불하며 송유관이 정상 가동 되었다는 점입니다. 비겁하게도 사이버 테러범들에게 굴복했다는 비판에 대해, 송유관 담당자는 국가 에너지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위급함과 그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볼때 해커들과의 합의가 불가피했다고 변명했는데요. 많은 테러 전문가들은 이렇게 테러범들에게 쉽게 굴복하는 선례를 세우는것은 앞으로 송유관외의 다른 국가 기반구조나 산업에 대한 사이버 테러 가능성을 더욱 높일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결국, 전문가들의 우려와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송유관 테러 발생 후, 한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5월 31일, 미국의 “메모리얼 데이” 주말 연휴 중 세계 최대의 육류 생산 업체 미국지점인, JBS USA가 사이버 테러 공격을 받고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모회사인 JBS S. A.는 브라질에 본사를 두고 있고, 전 세계 최대의 육류 가공 생산 판매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6월 1일 JBS는 미국 지점 쇠고기 공장을 모두 폐쇄했습니다. 25,000 명 이상의 JBS 직원을 대표하는 UFCW (United Food and Commercial Workers) 관계자에 따르면, 이 폐쇄 조치로 인해 애리조나, 텍사스, 네브래스카, 콜로라도, 위스콘신, 유타, 미시간 및 펜실베니아 주에 위치한 9개의 쇠고기 공장들의 육류 생산이 전면 중지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공장들의 임시적 운영 중지가 미국 쇠고기 시장 공급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될까요? JBS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쇠고기, 돼지 고기, 닭고기 가공 생산 공급 업체 입니다. 미시간 주립 대학교 농업학 교수인 트레이 말론에 따르면, 만약 하루라도 공장들이 폐쇄될 경우, 미국은 쇠고기 가공 능력의 거의 4 분의 1, 또는 2 만 마리의 소에 해당하는 쇠고기를 잃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말론 교수는 이번 사태로 인해 여름 바베큐 시즌을 앞두고 육류 가격이 더 인상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이버 공격 이전에도 미국의 육류 가격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공장 중단등으로 인해 작년에 비해 상승세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미국 농무부는 올해 쇠고기 가격이 작년에 비해 1 % ~2 % 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건으로 현대 육류 생산과 공급망이 사이버 테러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이는 모든 육류 생산 과정이 지나치게 자동화되고, 주문, 배송, 주문자 정보, 가격등 중요한 정보 데이타 역시 모두 전산화 되어 컴퓨터 서버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JBS 관계자에 따르면, 다행히 주문자 정보등 개인 신상 관련 정보는 사이버 테러에 의해 유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는데요. 미 현지 시간으로 6월 2일 수요일쯤 대부분 공장들이 정상 가동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 사이버 테러가 초래한 3일간의 쇠고기 공장들의 폐쇄로 인한 그 여파가 시장과 안방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이버 테러범들과 어떤 합의가 오갔는지도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치솟는 물가, 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는 와중에, 미 동부 최대 송유관, 최대 육류 생산 가공 시설에 대한 연이은 사이버 테러로 인해 미국인들의 경제에 대한 불안은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