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4일, 명문 UC 버클리와 UCLA등 10개 캠퍼스(UC Berkeley, UC Davis, UC Irvine, UCLA (Los Angeles),UC Merced, UC Riverside, UC San Diego, UC San Francisco, UC Santa Barbara and UC Santa Cruz) 를 가지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 (University of California)시스템은 2019년 제기된 “차별적인 대입 표준 시험 철회”소송에 결국 합의하는 서명을 했습니다.
2년 넘게 끌어온 이 법적 소송에 대한 합의는 SAT나 ACT등 대입 표준 시험이 인종, 경제, 사회적으로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차별적 불법 (illegal)제도”라는 주장을 인정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하여, 표준화된 시험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 결정이 캘리포니아 주 전역의 다양한 학생들의 캠퍼스 접근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며, 이 승소를 “역사적”이라고 부르며 환영했습니다.
이 “역사적” 소송은 지난 2019년 학생연합, 옹호 단체 및 로스 앤젤레스 (Los Angeles)카운티의 흑인 및 히스패닉 지역구인 Compton 통합 교육구 연합에 의해 제기 되었습니다. 소송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SAT나 ACT등 표준화된 대학 입학 시험이 가난한 학생들이나 특히 흑인 및 히스패닉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적용되며, 이런 불평등한 시험에 근거한 대학 입학 결정 시스템은 인종, 경제 및 장애를 기준으로 지원 학생들을 “불법적(illegal)”으로 차별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캘리포니아 주 고등학교 졸업생들의 SAT 시험 성적 데이타 연구및 분석을 통해 제기 되었는데요. 많은 데이타들이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들이 백인과 아시안 학생들에 비해 점수가 현저히 낮은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15년에 발표된 “캘리포니아 주 인종과 SAT 점수 사이의 상관 관계 (THE GROWING CORRELATION BETWEEN RACE AND SAT SCORES: New Findings from
California)” 연구서를 보면, 1998부터 2014년까지 캘리포니아 주 학생들의 SAT점수를 백인-흑인, 백인-히스패닉, 아시안-흑인, 아시안-히스패닉으로 나누어 인종별 점수차를 기록해 아래 그래프와 같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프를 보면 백인, 아시안 학생들과 흑인, 히스패닉 학생들의 인종별 점수차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이 그래프에서 주목할 부분은 (그래프상 하이라이트와 빨간 선 참조) 2012년을 전후하여 아시안- 흑인& 히스패닉 학생들의 점수차가 백인- 흑인& 히스패닉 학생들의 점수차를 뛰어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아시안 학생들이 SAT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며, 다른 인종 학생들에 비해 우위를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2019년 캘리포니아 주 고등학교 졸업생의 SAT 점수를 분석한 College Board의 자료에 따르면, 55%의 아시안 학생들과 45%의 백인 학생들이 1200점을 넘는 고득점을 기록한 반면, 히스패닉 학생들의 12%, 흑인 학생들의 9%만 같은 고득점을 기록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래 도표 참조).
그리하여, 고소인들은 소송을 통해 이런 인종별 불균형을 바탕으로 하는 대입 표준 시험의 사용을 입시 전형에서 철회할 것을 요구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또한, 이들은 이런 불균형이 일어나는 이유가 인종별 경제적인 격차에서 비롯된다고 비판하고 있는데요. 지난 수십년간 데이타를 인용하여, 고득점자들의 대부분이 부유한 백인 학생들과 아시안 학생들에게 편향되어 있다면서, 이와같은 부유한 백인, 아시안 학생들은 학원이나 개인 튜터를 통해 시험준비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이 가능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하여, 그 학원비를 감당할 수 없는 저소득층 학생들이나 다른 소수 인종들에게는 불공평한 시험이라면서 그 표준화된 입시 시험의 정당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결국 2년간의 소송끝에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 시스템은 고소인들과 합의를 하게 되는데요. 고소인들과의 합의 내용을 살펴보면, 캘리포니아 주의 대학들은 더 이상 대입 표준시험 성적이 입학 합격을 결정하거나, 장학금을 선정하는 지표로 사용되지 않을 것을 명시하고 있으며, 지원자들이 자발적으로 표준시험 성적을 제출하더라도 입시 담당관들은 그 성적을 입학 결정에 전혀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제출된 성적은 대학 입학 후에 학생들이 교과 과정을 선택하는데 참고 될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피고소인인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 시스템은 고소인 학생들의 변호사 비용인 1.2 million 달러 (한화로 약 12억)를 부담하기로 하는데 동의했습니다. 이 합의서 내용을 볼때, 왜 고소인들과 변호사들이 이를 “역사적”인 승소라고 부르는지 이해가 가실 것입니다.
대입 표준 시험 취소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올해 대입 입시 전형에서 코로나 사태로 인해 SAT가 의무가 아닌 선택옵션으로 바뀌면서 흑인이나 히스패닉 학생들의 엘리트 대학에 대한 지원이 눈에 띄게 증가한 점을 반가운 현상이라고 지적합니다 (진짜뉴스 기사 참조: 대입 개혁 시리즈 -(3) 뉴노멀 (새로운 정상 New Normal) 대입제도: 2021년 입시 전형의 커다란 변화). 그 결과, 올해 UCLA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의 입시생 전체 지원율은 28% 증가한데 반해, 흑인 학생 지원율은 48%, 히스패닉 학생들의 지원율을 33%나 증가했습니다.
1869년에 개교한 캘리포니아 주 대학 시스템에 속한 주립대학들은 한국에도 잘 알려진 명문 UC 버클리와 UCLA를 포함해 10개의 캠퍼스(UC Berkeley, UC Davis, UC Irvine, UCLA (Los Angeles),UC Merced, UC Riverside, UC San Diego, UC San Francisco, UC Santa Barbara and UC Santa Cruz)가 주 곳곳에 퍼져 있습니다. World University Ranking (2019)에 따르면, 이러한 캘리포니아 주립 10개 대학들은 현재 재학생이 234,464명, 교수진이 18,896명, 교직원이 189,116명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큰 대학 시스템을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저명하고 대규모인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들이 SAT등의 대입 표준시험이 경제적 불균형을 바탕으로 한 인종 차별적이며, 이를 입시에 사용하는것이 합법적이지 않다는 소송에 합의한것은 여러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들의 결정에 참여하는 대학들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진짜뉴스에서 여러번 강조한 바와 같이 (진짜뉴스 대입 개혁 시리즈 아래 (1), (2), (3) 기사 참조), 이런 현상은 지금까지 대입 표준 시험에서 고득점을 기록해 입시와 장학금 선정에 조금이나마 혜택을 받았던 아시안 학생들에게는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대입 표준 시험의 철회가 구체적으로 흑인이나 히스패닉 학생들을 포용하기 위해 이루어 졌다는 점을 감안해 볼때, 앞으로 소수 인종인 아시안 학생들이 이런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 어떻게 노력해야 할지 많은 학부모님들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